[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사단법인 한기범희망나눔(이사장 이한범·회장 한기범)과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대표 안상호)가 21일 국립공원 북한산 생태탐방원 강당에서 '세상을 바꾸는 히말라야 원정대'(대장 김웅한) 출정식을 가졌다. '세상을 바꾸는 히말라야 원정대'는 2월 2일 네팔로 출국한다. 11박 12일간 김웅한 대장(서울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의 인솔로 해발 4130m의 안나푸르나 B.C.에 도전할 예정이다.
선천성 심장병과 심장병 어린이에 대한 편견을 바로잡는 인식개선운동의 일환으로 진행하는 '세상을 바꾸는 히말라야 원정대'는 조병준 군(서울 용동초등학교 5학년/완전대혈관전위), 함우진 군(인천 장아초등학교 6학년/단심실), 강찬율 군(서울 명일초등학교 6학년/양대혈관우심실기시), 문준호 군(부산 명지중학교 1학년/대동맥축착), 안세준 군(강원대학교 제2캠퍼스 간호학과/심실중격이 온전한 폐동맥폐쇄) 등 복잡 심장질환을 가진 청소년과 보호자 그리고 김웅한 교수(서울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최광호 교수(양산부산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윤자경 과장(부천세종병원 소아심장과), 연규홍 사무총장(한기범희망나눔), 안상호 대표(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 등 총 14명으로 구성됐다.
조병준 군, 함우진 군, 강찬율 군, 문준호 군 등 어린이 원정대원들과 부모들은 지난 11개월 동안 히말라야 원정대를 준비했다. 관악산, 노고산, 북한산, 도봉산, 수락산, 팔봉산, 마니산, 금정산, 청태산, 설악산, 두타산, 소백산 등 다양한 산과 금정산성 4대문 종주, 불수사도북(북한산·수락산·사패산·도봉산·북한산) 종주에 이르기까지 30여 차례의 단체 산행 훈련과 12월과 1월 혹한의 날씨 속에서 동계 백패킹 훈련을 마쳤다.
이번 원정대의 막내인 조병준 군(서울 용동초등학교 5학년/완전대혈관전위)은 "지금까지 올라본 적 없는 높은 산이라 잘할 수 있을까 하는 떨리는 마음도 있지만 선천성 심장병을 가졌어도 어떤 일이든 도전하고 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며 "아기가 심장병이 있어도 저처럼 건강하게 자라니까 꼭 낳으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원정대에서 가장 등산을 잘한다는 함우진 군(인천 장아초등학교 6학년/단심실)은 "아직도 '선천성 심장병이 있으면 운동을 잘하지 못한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형, 친구, 동생과 열심히 준비한 만큼 포기하지 않고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까지 올라가 심장병이 있어도 4000m 넘는 산에 갈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원정대원 가운데 맏형인 안세준 군(21세·강원대 제2캠퍼스 간호학과)은 "세상을 바꾸는 원정대는 중학교 1학년이었던 2016년 한라산 원정대부터 참가하고 있다. 8년 동안 국내의 다양한 산에 오르며 선천성 심장병이 있어도 정상 심장을 가진 사람들과 다르지 않다는 걸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며 "고산증에 대한 두려움으로 일반 사람들도 쉽게 도전하지 못하는 히말라야에 동생들과 멋지게 올라 선천성 심장병과 선천성 심장병 환자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싶다"고 출정식 소감을 전했다.
세상을 바꾸는 히말라야 원정대를 이끄는 김웅한 대장은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선천성 심장병에 대한 편견이 남아 있다. 선천성 심장병이 있으면 운동 능력이 떨어질 거라 생각하는데 꾸준히 등산하고 있는 아이들의 체력은 일반인보다 오히려 체력이 더 좋다. 선천성 심장병을 가진 초등학생 아이도 설악산 대청봉에 거뜬히 오른다"며 "우리 아이들이 히말라야에 오르기 위해 오랜 기간 준비하고 이제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하는 것만으로도 대단히 큰 의미가 있고 이미 성공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안상호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 대표는 "편견은 편견으로 끝나지 않고 차별로 이어진다. 지금까지 오해와 편견으로 인한 차별을 없애기 위해 환아 부모님들과 노력해 왔고 선천성 심장병 아이들 스스로 무엇이든 꿈꾸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도전할 수 있음을 증명해 왔다"며 "히말라야 원정대라는 우리 아이들의 멋진 도전이 세상에 널리 알려져 ‘선천성 심장병 아이는 다르지 않을까”라는 오해와 편견이 모두 사라지길 바라며 더불어 심장병으로 산전 진단받은 부모가 막연한 불안감으로 배 속의 아기를 포기하지 않고 용기내어 지킬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기범 사단법인 한기범희망나눔 회장도 응원 메시지를 전했다. "사단법인 한기범희망나눔의 지속적인 후원으로 진행하는 선천성 심장병과 심장병 어린이에 대한 편견을 바로잡는 인식개선운동의 일환인 '달라요, 다르지 않아요' 캠페인과 '세상을 바꾸는 히말라야 원정대' 캠페인 등으로 심장병 어린이들에게 힘을 불어넣어줄 수 있어 굉장히 뜻 깊다"며 "심장병 어린이들의 도전이 많은 사람들에 귀감이 되어 심장병 어린이들과 환아 가족들에 대한 편견이 모두 사라지고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기를 바라며, 열심히 준비한 만큼 포기하지 않고 무사히 다녀오길 바란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는 2003년 만들어진 비영리 환자 단체다. 선천성 심장병 병명별 강연 '우리아기심장알기', 선천성 심장병에 대한 편견을 바로잡는 인식개선운동 '달라요, 다르지 않아요', '세상을 바꾸는 원정대', 콩닥콩닥 가족여행 '休', 의료진과 소통하는 토크쇼 '오즈의 마법사', 겨울캠프 '눈 내리는 밤, 우리들의 이야기', 심폐소생술교육 '우리아기 생명지킴이 119 302', 지역별 정기모임 '새하마노' 등 다양한 공익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사단법인 한기범희망나눔은 소외되고 어려운 지역에 나눔활동을 꾸준히 실천해 주목을 받았다. 어린이심장병, 다문화가정, 농구꿈나무 지원하고 있다.
[사진=한기범희망나눔 제공]
심재희 기자 kkamanom@mydaily.co.kr-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